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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할 것이 없어 좋습니다


브라운 대학의 캠퍼스 투어에 갔더니 입학 사정관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대학도 하나의 사회다. 사회에 목수와 화가와 회계사와 회사원이 필요하듯, 우리도 다양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을 골고루 뽑는다.” 좋은 대학들이 요구하는 인재상은 비슷한 관심, 동일한 분야에 재능을 가진 학생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을 살린,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입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을 모아놨더니 조직이 발전하고 탁월한 인재들이 배출되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회의 출발은 아이비리그 같진 않습니다. 예수님의 12제자들 중 네 명 ( 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요한)은 어부였음이 확실하고, 도마와 빌립도 어부였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어부들은 대개 교육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고, 예측할 수 없는 파도와 풍랑을 늘 마주하기 때문에 미신도 많습니다. 한편 레위라고 불리기도 했던 마태는 세리였습니다. 교육은 조금 받았을지 모르지만, 침략자 로마 제국에 협력하던 사람입니다. 시몬(Simon the Zealot)은 ‘열심당원,’ 즉 이스라엘을 점령하고 있는 로마제국을 무력으로 물리치고 신정국가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활동한 사람이었습니다. 혁명가였던 것이지요. 예수님의 제자 중에 세리와 혁명가가 함께 들어가 있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나머지 네 명에 대해서는 신약 성경에서 아무런 정보도 찾을 수 없습니다. 야고보의 아들 유다와 가룟 유다 곧 예수를 판 자, 바돌로매와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에 대해서는 이름 외에 알려진 것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고 보면 예수님의 제자 중 과반수가 어부였고, 나머지는 세리, 혁명가, 그리고 직업조차 밝혀지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른바 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그들을 훈련하셨습니다: 이에 열둘을 세우셨으니 이는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 또 보내사 전도도 하며 귀신을 내쫓는 권능도 가지게 하려 하심이러라 (마가복음 3:14)


그들에게 하신 일이 있으니 첫째는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 두번째는 전도와 귀신을 내어쫓는 권능을 주신 일입니다. 함께 있는다는 것은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말함으로 가르치지 않고 보여줌으로 가르치는 것입니다. 제가 책을 좋아하는 중요한 이유는 제가 어릴 때 아버지가 늘 집에서 책을 읽고 계시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릴 때 싫어했던 생선을 지금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생선을 맛있게 드시는 부모님을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보여줌으로써 가르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섬기는 모습을 보여주셨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셨고, 하나님께 영광돌리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제자들은 그런 예수님의 모습을 보면서 기도와 섬김, 모든 선한 일에 하나님께 영광돌리는 것을 배웠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보여줌으로 배워질 수는 없습니다. 전도와 귀신을 내어쫓는 권능은 봄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어져야 갖게 되는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이 하고자 하시는 일을 이루고자 하실 때 주시는 특별한 능력입니다. 그리고 그런 능력은 하나님의 사역을 이루기 위해 필요하실 때 우리 믿는 자들을 통해 보여주십니다. 개인의 능력과는 상관 없습니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하나님의 능력은, 하나님의 사역은 우리 인간의 지혜와 영향력, 신분에 좌우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무언가 자랑할 만한 것이 있을 때, 기댈만한 것이 있을 때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랑할 만한 것이 없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쓰시기 좋습니다. 뭐하나 잘 할 줄 모르는 사람이어야 하나님의 능력이 크게 드러납니다. 하나님 나라에선 자랑할 것이 없으면 좋은 겁니다.


예수님을 소개하고 함께 따르는

호수교회 김철규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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