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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진행되는 방식이 다르다


아침에 Fry Road에 있는 홈디포 앞에 가면, 혹은 롱포인트 근처 공원들에 가면 우두커니 서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날 그날 일용직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누가 써주면 일하고, 그러면 그날 먹을 것이 생기는 겁니다. 그나마 건강해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 중에서는 사회의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영어로는 ‘a day laborer’라고 합니다. 예수님이 태어났을 찾아온 목자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이었습니다. 목자들 중에는 자기 양을 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남의 양을 치는 삯군들이었습니다. 마른 빵 조각과 가죽 부대에 들은 물을 들고 다니며 풀을 따라 이리저리 다니던 사람들입니다. 낮에는 뜨거운 해가, 밤에는 추위와 늑대가 괴롭히던 사람들입니다. 좋은 옷을 입었을 리가 없고, 햇볕에 그을려 주름 많은 얼굴에 삶의 무게에 많이 찌들어 있었을 겁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셨을 때 축하해주러 왔던 사람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입니다. 물론 동방 박사도 왔었지만, 그들도 유대 사회의 중심에 있던 사람들이 아니었다는 점은 목자들과 공통점입니다. 사회라는 울타리 저 가장 자리에 머물러 살던 사람들입니다.

그러고 보면 예수님의 탄생은 하나부터 열까지 아이러니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왕이 태어났는데 큰 나라 큰 도시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고 작은 나라,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궁전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고 짐승들의 우리에서 탄생하셨습니다. 왕과 귀족들이 와서 축하한 것이 아니고, 외국인과 목자들이 와서 축하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왕이 세운 왕국은 세상 다른 어떤 나라보다 크고, 또 가장 오래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왕국은 오늘도 점점 더 커져가고 있습니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기독교인이 줄고 있다고 말하지만 아프리카, 남미와 중국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점점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식이 세상의 그것과는 다릅니다.

세상은 눈에 보이는 것을 요구하고, 보이는 것이 없으면 믿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에선 종종 숫자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에서는 힘있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해준 사람들은 외국인들과 노동자들이었고, 성인이 된 후에도 예수님은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세상의 변두리에 놓인 사람들에게도 희망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에서 쓰임 받을 수 있다는 소망이 있습니다. 외국인에, 키도 작고, 변변한 직장도 없고, 가진 것도, 잘 나가는 친구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 속에 놓여있을 때에도 우리는 낙심하지 않습니다.

내가 내세울 것이 있을 때, 주님은 뒤로 물러섭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무엇 하나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들을 사용하셨습니다.

내세울 만한 것 하나하나가 우리의 우상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기에, 우리에게 내세울 것이 없을 때 우리는 오히려 기뻐할 수 있습니다.

성공해서 돈을 벌고 지위를 얻게 되면 그것들이 피난처가 됩니다.

하지만 이도저도 다 실패하고, 삶의 장애물들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을 때 우리는 하나님께 피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내세울 것 없는 사람들도 사용하십니다. 그런 사람을 통해서도 위대한 일을 이루십니다.

그것이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식이자 하나님의 나라가 세상 나라와 다른 점입니다.

보여줄 숫자가 없어도, 사회의 변두리에 자리하고 있어도 상관없습니다.

하나님의 나라에선 일이 진행되는 방식이 다릅니다.

호수교회 김철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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