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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의 비결을 배우다

영어 단어 중에 appreciate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 중 하나입니다. 이 단어는 여러가지 뜻을 가지고 있지요. “인지하다; 가치를 인식하다; 가치가 올라가다; 감사하다…” 제 생각엔 인생에 대한 연륜이 깊어지면서 점점 높아가는 것이 바로 삶에 대한 appreciation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난 주에 Scott Gore라는 목사님을 처음 만나게 되어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목사님은 결혼하기 전에 Foster Care를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애가 다섯인 이 분이 아직 독신일 때에 남자 고아들을 둘 데리고 살았다는 것입니다. 그 둘 중 한 명은 못생기고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며 주변에 자기를 반겨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아이였는데, 이 아이에게 유일하게 친절했던 단 한 사람이 있었으니 쓰레기 치우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trash man만 이 아이를 반겨주고 존중해 주었고, 이 아이도 trash man을 너무나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이 목사님이 아이들에게 워싱턴DC를 구경시켜 주려고 큰 맘 먹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 좋은 곳에서 이 아이들은 백악관을 보고, 링컨 메모리얼을 보고, Washington Monument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별반 감흥을 보이지 않던 이 아이가 보고 감탄한 것은 그 엄청난 건축물들이 아니라 그 동네를 돌아다니는 쓰레기차였습니다. “Oh, look at that garbage truck! Wow, the front loading, hydraulic system, compressor and everything!”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지만,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그곳에서, 그 많은 건축과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성숙함을 이 아이는 아직 갖지 못했습니다. 그런 것들을 appreciate하기에는 아직 너무 어렸던 것 같습니다.

우린 나이가 들어가면서, 또 이런 저런 경험을 겪으며 내게 주어진 것들과 환경에 대한 인지와 appreciation을 확장해 갑니다. 그리고 때론 내게 주어진 것들, 내가 보고 누리는 것들이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다양한 삶의 양상과 치열한 분투의 경험은 종종 감사하는 마음도 우러나게 합니다. 그래서 한 사람의 성숙함은 그 사람의 appreciation 정도에 의해 측정된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옥중에 갇힌 사도 바울은 온갖 고생을 다 해보았기에, 풍요와 궁핍을 다 누려 보았기에 외적인 환경이 자신의 사명을 감당하는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어떤 환경에서도 만족할 수 있는, appreciate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풍부와 결핍을 다 겪고 난 후에 그가 배운 것은, 그를 살리는 것이 빵이, 부요가, 물질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참된 능력의 주인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는 고백합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풍부와 결핍은 우리의 사명 성취를 제한하지 않습니다. 아빠와 엄마로서, 형제와 자매로서, 친구와 이웃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를 이루지 못하게 막지 않습니다. 우린 더 가졌기 때문에 만족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린 상황에 상관 없이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주신 사명을 다 감당할 수 있습니다.

나는 어떤 처지에서도 스스로 만족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나는… 배부르거나, 굶주리거나, 풍족하거나, 궁핍하거나, 그 어떤 경우에도 적응할 수 있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습니다.

호수교회 김철규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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