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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향한 기대

인생의 막바지에 다달은 미국 사람들이 갖는 가장 흔한 후회 두 가지는 “좀 덜 열심히 일할 걸…”이라는 후회와 “다른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걸…”이라는 후회입니다. 물론 미국 사람들 얘기입니다. ‘다른 사람들 만족시키려고 하고 싶지도 않은 일 열심히 하다가 이제 죽을 때가 되었구나’하는 사람들의 얘기입니다. 하지만 우리 중 그 누구도 이런 후회로부터 자유롭다 말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우리는 관계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면서, 그들을 위해—나 자신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노력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나’보다는 ‘가족’과 공동체를 강조하는 아시안들 사이에서 더 쉽게 발견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아시안들은 백인들보다 SAT 점수가 평균 100점이 높습니다. 백인들은 흑인이나 히스패닉보다 100점이 높습니다. 그럼 아시안들은 흑인들이나 히스패닉보다 평균 200점이 높다는 결론… 해마다 통계가 똑같지는 않겠지만 아시안들이 일반적으로 학업 성취도가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왜 아시안들이 공부를 잘 할까요? 유전자가 좋아서? 유교적 영향 때문에? 잘 살아서? 아시아를 연구하는 한 학자에 의하면 아시안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는 이유는 부모의 높은 기대와 공부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너무나 단순한 결론, 누구나 할 수 있는 말 같지만 그가 틀렸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부모의 높은 기대는 자연스레 아이들에게 압력을 주게 되고, 따라서 자녀가 공부에 쏟는 시간이 많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심하게 부담을 주고, 엄청나게 높은 기준치를 두는 극단은 잘못된 것이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기대치는 상대적으로 높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모의 기대가 아이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줄 수도 있지만,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암묵적 기대는 아이의 인생에 있어 ‘경계선(boundary)’이라는 긍정적 역할을 해낼 가능성이 많습니다. 길가에 놓여 사고를 방지하고, 사고시 피해를 최소화해주는 경계선 말입니다.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부모의 기대와 자녀의 동기 내적 동기가 항상 함께 가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대기업 CEO 출신이자 하바드 비즈니스 스쿨의 종신 교수인 빌 조지(Bill George)라는 사람은 우리 인생에 있어 ‘정북과 자북’이 갖는 차이를 극복하라고 역설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인생은 사실 다른 사람의 기대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갖는 기대가 자북이라면, 아이가 스스로에게 원하는 정북은 조금 각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북에서부터 시작하면 좀 더 쉽게 정북을 찾게 될 수 있겠지요. 부모는 인생을 조금 더 살아봤기 때문에 아이에 대한 특정한 기대를 갖게 되고, 그래서 자녀가 ‘나와 같이 실수하지 말고 좀 더 성공적인 인생을 살기를’ 원하는 기대를 갖게 됩니다. 하지만 그 기대는 아이의 내적인 동기 유발을 불러 일으켜 줄 진정한 내적 소망과는 다소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도 자녀를 위한 이런 여유가 조금 필요합니다. 자북을 보여주며 기대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자녀가 스스로 정북을 찾아갈 수 있도록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지요. 부모는 강요나 기대, 혹은 자유 방임이라는 극단을 오갈 것이 아니라 그 둘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그래서 자녀 교육은 기술이 아니라 예술인 것이지요. 크기를 정해서 정확하게 자로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배우고 생각하며 조금씩 선을 그리고 덧칠해 가는 것입니다. 결론이 쉽게 나지 않는 일이지만 필요한 일입니다. ‘나는 나고 너는 너다’라고 쉽게 말하는 부모보다는 자녀를 위해 함께 고민하는 부모들의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그런 부모의 자녀들은 자북과 정북을 오갈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의 사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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