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vs. 진리

사람들은 흔히 과학적 지식은 변하지 않는 진리인 것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첨단 과학의 업적이라 일컬어지던 관행들이 완전히 잘못된 이론에 근거했던 사례들을 역사 속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흘림의 치료법(Bloodletting)이나 유전자 개선학(Eugenics) 같은 것들이 그 좋은 예라고 하겠습니다.

피흘림의 치료법(Bloodletting)은 저 유명한 히포크라테스에 의해 기원전 5세기부터 시작된 관행인데, 여러분 아마 중세 유럽을 다룬 영화들에서 종종 보신 적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관행은 질병이 주로 몸에 무언가 과다하게 들어 있을 때 발생한다고 보았던 고대인들의 잘못된 지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땀을 빼고 토하게 하고, 더 나아가 피를 흘리게 해서 몸의 과다한 체액을 줄이고, 이렇게 하는 것이 온갖 병들을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잘못된 지식입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 관행 때문에 치료는 커녕, 죽음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런 치료법은 저혈압인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잘못된 지식입니다.

유전자 개선학(Eugenics) 는 좋은 유전자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뜻인데요, 프란시스 갈톤(Francis Galton)이라는 영국 사람에 의해 1883년에 시작되어 나중에는 나치 독일에 의해 크게 확대되기도 했었고, 미국에서도 유행했던 전근대적 유전학입니다. 이 이론에 의하면 인류에게 좋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있고 나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있으니 나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아이를 갖지 못하게 해서 인류의 유전자를 좋게 발전시켜 나가자는 이론입니다. 얼핏 듣기에는 괜찮아 보일 수도 있지만 결코 괜찮지 않습니다. 누구 유전자가 좋은지 누가 판단합니까? 인간의 다양한 유전자 중 어떤 특정한 형질들이 사라지게 되는 것은 또 어떻습니까? 내 유전자가 나쁘다고 판정되면 나는 자녀도 가질 수 없다는 말입니까?

얼마 전 한 유태인 할아버지의 인터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런 얘기였습니다. 어느 날 병원에 갔다 온 기억이 있는데 왠일인지 결혼 후에 아이가 생기지 않아 어쩔 수 없나 보다 했다고… 그런데 훗날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수술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되어 괴로워하던 분의 이야기였습니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엄청난 폭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편 암치료법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항체 치료법(immunotherapy)은 지미 카터(Jimmy Carter) 전 대통령이 이 방법으로 치료를 받고 암에서 자유하게 된 첨단 치료 방법입니다. 기존의 암치료 방법, 즉 약물이나 방사선 치료가 암세포와 건강한 세포도 함께 죽이는 반면, 몸의 면역 기능을 활성화시켜서 몸이 스스로 암세포를 죽이게끔 유도하는 치료 방법인데, 19세기에 잠시 등장했다가 약물 치료와 방사선 치료에 밀려 사라진 방법입니다. 사실 항체 치료법(immunotherapy)이 훨씬 좋은 방법인데 약물 치료나 방사선 치료가 소개될 당시 훨씬 더

발전된 치료법처럼 보였기 때문에 항체 치료법은 그 설 자리를 잃게 되었습니다. 사실 우리 몸의 면역력을 강화하여 치료한다고 말하면, 무슨 민간 요법 같이 들려 과학이 아닌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 방법이 계속 발전하면 현재 많이 하고 있는 약물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정말 끔찍한 치료법으로 생각하게 될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저의 할아버지는 외과 의사셨는데 할아버지 조수 역할을 하던 아버지로부터 환자들 치료에 관한 갖가지 얘기들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중에 기억나는 것 한 가지가 출산에 관한 것입니다. 옛날에는 아이가 빨리 나올 수 있도록 집게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아이의 머리를 집게로 집어서 끄집어 내는 것인데요, 그렇게 아이를 빼면 아이 머리가 식빵처럼 눌려져서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걸 그냥 두면 좀 있다가 동그래진다고 해요. 요즘 그랬다간 뇌손상 손해배상 소송을 당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의학 분야에서만 몇 가지 예를 들었습니다만, 물리학이나 천문학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진리로 여겨지던 E=mc2라는 아인슈타인의 저 유명한 공식이 이젠 의미가 없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에너지는 질량과 속도의 곱이라는 건데, ‘질량, 혹은 질량의 원천인 물질 자체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오직 움직임만이 존재한다’고 보는 견해입니다. 이 견해가 점점 더 설득력을 얻어가는 것 같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 위대한 아인슈타인도 틀릴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이런 예는 무수히 많습니다. 과학적 지식은 진리가 아니라, 언제든 그 가치가 변할 수 있는 상대적 지식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식은 늘 변합니다. 특정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 어제와 오늘이 다를 수 있다는 말이지요. 지식의 근거가 되는 가정, 혹은 세계관이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진리는 그 정의 자체가, ‘변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식과 진리를 구별해야 합니다. 진리는 변하지 않는 것, 영속적인 가치를 갖는 것입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가치를 갖게 되는 것—변하지 않는 가치!

우리 그리스도들에게 주어진 진리는 무엇입니까? 예수님을 따라가는 우리들은 그 분이 바로 우리의 진리라고 굳게 믿습니다. 우리를 위해 죽으신 분, 우리를 위해 살아나신 분,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당신의 생명을 주신 분—그 분이 바로 진리임을 믿습니다. 이 진리는 지식처럼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한 진리, 그를 따르는 사람들의 배경과 능력에는 전혀 상관되지 않는 진리입니다.

그랜드 레익스 한인장로교회

담임목사 김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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