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진보 우상의 진화

한 주간 몇 시간이나 핸드폰을 사용하셨습니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앱들은 무엇입니까? 요즘 사람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영화도 SNS도 아니고 게임이라고 합니다. 싸우는 게임, 집 짓는 게임, 도시를 건설하는 게임, 연예인 관련 게임, 도박 게임, 무언가를 찾아가는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가 한 번 걸린 사람들의 발목을 붙들고 쉽게 놓지 않습니다. 또 게임 중에는 현실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하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반의 게임이 있는가 하면, 현실을 확대하고 재해석하게 만드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을 이용한 게임들도 있습니다. 가상 현실은 쉽게 말해 내가 다른 세상으로 가는 것이고, 증강현실은 게임이 내 현실에 들어오는 것입니다. 이런 기술의 발전은 사실 많은 영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첨단 기술은 한 마디로 우리 인간의 우상들을 진화시켰습니다. 물론 현실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바꿔보고자 노력하는 인간의 모습은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곧 하나님을 대체하기 시작할 때 인간의 노력은 바로 우상 숭배로 이어집니다. 그런 모습은 모세가 떠난 사이 금송아지를 만들던 이스라엘 진영에서, 끊임없이 하나님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려는 우리 삶의 자리에서도 발견됩니다. 정크 푸드로 가득찬 위에 좋은 음식을 위한 자리가 있을 수 없듯, 우상으로 가득찬 우리 영혼에

시험을 이기는 믿음

저는 식물을 좋아하고 어릴 때부터 키워왔기 때문에 식물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들보다는 조금 더 알고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 많이 보고 자란 미루 나무 (포플라 나무)는 나무가 옆으로 퍼지지 않고 위로만 자라기 때문에 키가 굉장히 큰데, 그래서 그 끝에 조각 구름이 걸려 있다는 노래도 있습니다. 이 나무는 가지를 잘라다가 물병에만 담궈둬도 뿌리가 금방 자라기 시작합니다. 이 나무의 이런 속성을 알기 때문에 이 나무를 키우게 되면 빠르게 성장하리라 저는 기대하게 됩니다. 이 나무를 한 열 그루 키우고 있는데, 언젠가는 멋지고 웅장하게 자라리라 믿습니다. 반면 대나무는 보통 뿌리가 자리를 잡는데 3년 정도가 걸립니다. 3년 동안은 전혀 자라지 않는다고 봐야 합니다. 그러다가 3년 후에 싹이 나기 시작하는데, 크게 자라지 않습니다. 그저 여기저기 싹이 나는데, 작은 키로 머물러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싹의 숫자가 많아지고, 크게 자라기 시작하는데, 마치 거짓말 같습니다. 그리고 몇 해가 더 지나면 큰 숲을 이루게 됩니다. 그래서 뒷마당에 대나무를 심었다가 미처 조치를 취하기 전에 빼곡하게 자란 대나무 때문에 낭패를 보게 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각각의 식물들에 대한 특징을 잘 알고 있으면, 우리는 거기에 맞는 기대를 하게 되고, 또 원하는 열매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은 영적으로도 중요합니다. 신앙 생활을 잘 하기

나에게 맞춰주는 세상은 나의 영혼을 병들게 합니다

20년 전 아마존을 처음 사용하면서 온라인 리뷰를 올릴 수 있고, 누구나 물건을 팔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사실에 매우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User contribution은 당시 생소한 개념이었습니다. 12년 전 애플의 파드캐스트를 들으면서, 누구나가 방송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며 매우 흥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도 Podcast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해서 함께 할 사람들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7년 전 핀트레스트를 보면서, 사람들이 자기 올리고 싶은 거 올리면 되는 이런 웹사이트 운영자는 정말 하는 일 없이 광고비만 받겠구나 생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상품을 만드는 생산자에게 권위가 있었고, 지식을 가르치는 선생에게 권위가 있었고, 정보를 전달하는 방송국에 권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그 권위가 개인에게로 옮겨져 갑니다. 물론 염려가 됩니다. 여러가지 영적인 함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근대사회에는 권위가 존중되었으나 포스트모던 시대가 되면서 권위가 상대화됩니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개인이 신격화되는 사회입니다. 나에게 모든 것을 맞춰주기 때문입니다. 구글은 내가 무슨 정보를 검색할 것인지 미리 알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내가 물건을 사기도 전에 어떤 물건을 살지 예측하고는 집 근처 웨어하우스에 갖다 놓습니다. 유투브는 내가 좋아할 만한 동영상만 골라서 띄워줍니다. 요즘 화제가 되는 틱톡은 인

때를 앞당기는 사람

캐나다 작가 Lucy Maud Montgomery가 쓴 빨강 머리 앤 (Anne of Green Gable)이라는 소설의 앤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지 않는 환경에 놓여졌습니다. 남자 아이를 원했던 집에 입양되어 겪어야 했던 마음의 갈등, 같은 반 한 남학생이 자기 빨간 머리를 보고 당근이라고 놀려서 갖게 된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 그래서 앤은 고양이를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고양이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니,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와는 상관없습니다. 사람들이 죽을 때 가장 많이 하는 후회가 자기 자신의 기대에 충실하며 살지 못한 것이라고들 하는데 (I wish I'd had the courage to live a life true to myself, not the life others expected of me), 자신의 기대에 충실하지 못하고 남을 인식하는 이유는 대개 pride 때문입니다. 남들의 기대에 부합해야만, 남들에게 인정받아야만 나의 자존심이 산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Pride는 양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빨간 머리 앤처럼 남들이 나를 보는 것에서 Pride를 찾기도 하지만, 내가 남을 볼 때도 Pride는 영향을 미칩니다. 남과 자신을 비교해서 내가 조금 낫다 느끼면 그것이 위로와 위안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내가 열등하다고 느낄 때는 마음의 고통을 겪기도 합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 (G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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