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름을 안고 살아가니 더 좋습니다

영어 단어 중에 jaded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특정 경험을 너무 많이 반복해 보아서 이제는 아무런 흥미를 일으키지 못하는 상태를 표현하는 말입니다. 오늘 우리 시대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음식도 너무 많고 신기한 물건들도 많습니다. 요즘에는 좋은 물건을 쌓아둘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보다 좋은 물건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 일본에 여행이 잦던 작은 할아버지께서 카시오 전자시계를 사다주셨는데 그게 저에게는 보물 같은 시계였습니다. 누가 봐도 부러워하는 시계였고 그 당시로는 비싼 시계였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차고 다니는 $20짜리 시계가 그 시계보다 좋은 시계라 여겨집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들의 품질이 너무 좋아지고 너무 싸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아끼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습니다. 참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습니다. 순간적인 만족이 우리의 삶의 곳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더불어 사람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 삶의 불편했던 자리에 순간적 만족 (instant gratification)을 가져다주는 회사가 엄청한 부를 얻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오늘날의 창업자들, 첨단 기술업체들은 이런 인간의 심리를 간파하고 신의 자리를 대신해보겠다고 약속하는 우상들로 자리하려 합니다. 세상이 이렇다보니 천국을 기다

성취되는 계획, 열려가는 삶

물끄러미 창 밖만 바라보며 하루하루 연명하듯 살아가는 어떤 분을 지난 주에 만났습니다. 자신의 힘으로는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내 인생 이렇게 끝낼 수는 없다”고 탄식하던 그 분의 모습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 분도 자신의 인생이 그렇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고, 또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을텐데… 인생에 예측하지 못했던 고비와 굴곡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미리 준비하고 계획하면 예방할 수 있는 상황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중의 하나는 계획의 부재이지요. 영어로 get-by mentality라고 합니다. 그저 오늘 살아남을 수 있었으면 된 겁니다. 그래서 잠자리에 들며 혼란스럽고 고통스런 인생을 잠시 잊을 수 있음을 행복해하기도 합니다. 계획이 부재한 사람들에게 계획이 없는 것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르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또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르는 것은 삶의 의미와 목적이 없기 때문일 겁니다. 삶의 의미와 목적이 없는 것은 내게 소중히 관계가 부재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사실 “이렇게 세상을 마무리할 수는 없다”고 한탄하시던 분의 특징 중 하나는 관계의 단절이었습니다. 주변에 배우자도, 친구도, 자녀도 없습니다. 단절된 관계 속에서 삶은 나아갈 방향도 없고 자신이 한계에 부딪혔을 때 도와줄 사람도 없었습니다. 사실 삶의 목적은 관계에서 발견됩니다. 나와

내게 검을 주신 분

소극적 의미에서의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전쟁, 분쟁, 무질서의 반대적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평화의 개념을 이렇게 소극적으로 생각하면 이 세상에는, 또 우리 삶에는 평화가 가득하다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렇습니까? 북한에 전쟁이 없고 분쟁이 없기에 북한은 평화로운 나라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보이는 평화의 이면 각 구성원들의 삶에는 생존을 향한 처절한 투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의는 존재하지 않고 정의를 세워갈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건 개인의 삶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다툼이 없다고 해서 평화롭다 말할 수 없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은 대기업에서 중역의 자리에 있다가 은퇴했습니다. 좋은 집을 갖고 있고 겉으로는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십니다. 다만 딸이 셋이 있는데 그 중 둘이 마약 중독에 걸렸습니다. 틈만 나면 아버지의 돈을 얻거나 훔쳐내어 약을 사려고 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그 분의 안락함 뒤에는 쉴 새 없는 갈등과 불안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정의와 질서가 없는 사회와 개인의 삶에는 평화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완전함, 만족이라는 뜻을 가진 적극적 의미의 평화(샬롬)를 생각해봅니다. 단순히 전쟁과 분쟁, 무질서가 없는 상황이 아니라, 모든 것이 온전하고 조화로운 상태입니다. 성경은 이 상태에 이르기 위해서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삶의 문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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